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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도서 리뷰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손원평 소설 <아몬드> 줄거리, 느낀 점 요약

by 베이지뷰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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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티미아, 감정표현 불능증에 걸린 한 소년의 이야기.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손원평의 소설 아몬드를 위와 같이 서술할 수 있지만 단순히 그런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 스스로를 괴물로 생각하는 주인공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과연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책 아몬드 소개

책-아몬드
책 아몬드

일단 표지 일러스트를 정말 잘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사실 표지가 너무 강렬해서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든 책이었는데 알고 보니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며 실제로 청소년 추천도서로 많이 소개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책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대부분이 청소년이다 보니 그들의 행동이나 감정을 더 이해하기도 쉬울 것이고 그 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니 왜 이 책이 청소년 추천도서인지 납득이 되었다. 

 

책 뒷면의 소개글에 영화보다도 강렬하고 드라마처럼 팽팽한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이라고 써 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설명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저자 손원평은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생생한 묘사가 가득해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영화처럼 자연스레 머릿속에 영상과 이미지가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책 아몬드 줄거리

주인공인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이 책은 윤재의 어린 시절 일화들로 시작하여 그가 지니고 있는 상황 판단적 문제와 이에 대해 느끼는 그의 감정들을(보편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다른)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해준다. 바로 여기서 아몬드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모양새가 꼭 아몬드같이 생긴, 귀 뒤쪽의 머리에 박혀있는 편도체를 말한다.    

 

바로 이 머릿속의 아몬드에 문제가 있어 윤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도, 본인의 감정을 느낄 수도 없는 것이다. 

윤재의 엄마는 그런 아들을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감정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지만 여전히 윤재에게 세상은 어렵기만 하고 학교에서도 이상한 아이로 찍히거나 구경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더 이상 윤재를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던 엄마는 윤재와 함께 할머니를 찾아가게 되고 그렇게 세 사람의 더부살이가 시작된다. 

 

그리고 윤재의 생일인 크리스마스이브, 세 식구는 생일을 기념해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끔찍한 사건을 겪게 된다.  

(아래 내용부터 스포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세상을 증오한 부랑자의 묻지마 칼부림 공격으로 할머니는 사망하고 어머니는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고작 중학교 3학년인 윤재는 한순간에 고아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행히 엄마의 책방 2층의 빵집 사장인 재영의 도움으로 책방을 운영하며 월급을 받고, 할머니의 보험금으로 삶을 이어나가며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고등학교도 별반 다를 건 없었다.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소문은 등교와 동시에 윤재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게 만들었고 아이들의 놀림과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윤재는 이미 학교에서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 평소처럼 책방에서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중년 남성인 윤 교수가 찾아와 시한부인 자신의 아내에게 잃어버린 아들의 대역을 해줄 것을 부탁하고 '딱히 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편이 좋다'는 할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윤재는 그의 부탁을 들어준다.     

얼마 가지 않아 생을 다한 윤 교수 아내의 장례식에서 며칠 전 윤재의 반에 온 전학생인 곤이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서로가 진짜 아들(곤이), 대신 아들 노릇을 한 인물(윤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후 곤이는 학교에서 윤재를 끝없이 괴롭혔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들은 서서히 친구가 되어갔다. 

그리고 윤재의 삶에 새로운 인물인 도라가 등장한다. 도라로 인해 윤재는 그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다. 그 감정이 윤재에게는 가슴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앉은 느낌으로밖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인 4부는 절정으로 달려간다.

그간의 감정들이 폭발하고 마무리짓는 이야기이니만큼 이 부분은 스포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책 아몬드 느낀 점

이 책은 시작부터 흡입력이 대단했다. 장편소설이지만 책도 그리 두껍지 않은 편이고 읽다 보니 어느 순간 빠져들어서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린 책이었다. 감정 표현 불능증에 걸린 인물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성장하고 바뀌어가는, 어떻게 보면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임에도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한 주인공을 청소년으로 설정했기에 더 쉽게 납득이 가는 점들도 많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아무래도 윤재와 곤이의 관계였다. 환경만 놓고 보면 곤이도 윤재도 모두 상처 많은 인물들이다.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상처들을 겪으며 살아왔고 이를 느끼거나 표현할 줄 몰랐던 윤재와 이를 부정적인 방식으로만 표현해왔던 곤이가 어쩌면 그 누구보다 가장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던 건 아닐까? 만약 윤재 같은 인물이 내 주변에 있었다면 나는 그를 동정하는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진짜 친구가 되어줄 수 있었을까?

오히려 그 누구보다 순수하다고 느껴지는 이 인물들의 서사를 읽으며 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과연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한번쯤은 꼭 추천해주고 싶은 아주 인상 깊은 소설이었다. 

 

 

▼구매링크

아몬드:손원평 장편소설,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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