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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도서 리뷰

어른에게도 추천하는 청소년 소설 <순례 주택>, 유은실

by 베이지뷰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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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디 두꺼운 철학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로 진행한 지난달의 독서토론.

워낙 책장 한 장 넘기기 어려웠던 책이라 이번 달 독서토론은 쉬어가는 의미로 가벼운 소설을 골랐다. 

순례주택
순례주택

한국 어린이 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가 유은실의 청소년 소설 <순례 주택>

 

순례주택 줄거리

순례 주택은 건물주인 순례씨의 이름을 딴 빌라촌이다.

주인공인 오수림은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에게 맡겨져 외할아버지와 그의 애인인 순례씨의 손에 자랐다. 역시 다른 친척들의 손에 맡겨진 수림의 언니인 오미림은 변경된 환경에 적응을 잘하지 못하고 수림이보다 먼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고, 수림이도 학교를 다닐 때쯤부터 순례주택의 건너편에 있는 원더 그래디움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된다.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을 가족들보다 순례씨, 외할아버지와 보낸 탓인지 수림은 본인과 삶의 태도가 다른 가족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고 그들을 '1군', 순례씨를 '최측근'이라고 표현한다. 

 

순례씨는 특별하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쓸모없는 소비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필요 이상의 돈은 과하다고 생각하여 아주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를 받는다. 그래서 순례주택의 새로운 세입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몇 년씩 대기를 하기도 할 정도이고, 순례주택의 세입자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감사해하며 지내며 하루하루 자신들의 삶에 최선을 다 하는 사람들이다. 

순례주택-줄거리
순례주택 줄거리

그에 반해 수림의 1군들인 엄마, 아빠, 미림은 평생 외할아버지, 고모 등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제 손으로 제대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본 적이 없다. 그런 그들에게 갑작스러운 외할아버지의 죽음은 큰 변화를 가져다주게 된다. 외할아버지는 본인조차 모르게 사기를 당했고 사실상 할아버지의 재산이었던 원더 그래디움 아파트는 물론, 빚까지 고스란히 엄마, 아빠가 떠안게 된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갈 곳을 잃은 그들을 받아준 건 다름 아닌 순례씨이다. 

 

그렇게 순례주택에 들어가 살게 된 네 가족은 순례씨, 세입자들과의 관계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게 된다.

그곳이 익숙한 수림이와 달리 자신들의 입장만 중요하고 남들과 어울려 살 줄 모르는 나머지 가족들은 세입자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고 미약한 변화도 맞이하며 순례주택에서의 삶을 살아가게된다. 

 

 

순례주택 느낀 점

사실 어떻게 보면 이 책의 재밌는 부분은 수림이의 가족이 순례주택에 들어가서 살게 되면서부터인데, 책을 읽어볼 분들의 재미를 위하여 그 부분은 생략하고 이전까지의 이야기만 간추려보았다.

 

요즘 아이들이 빌라촌에 사는 아이들과 고급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끼리 부류를 나누고 놀이터에서 못 놀게 하는 등의 사회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뉴스로나 접했지 이렇게 책으로 접하니 또 묘한 감정이 들었다. 이런 일들이 '농담이 아니라 실제구나'하는 생각? 어쩌다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위 줄거리에서 사진으로 넣어놨던 부분이 꽤 인상 깊었던 부분인데, 바로 '할아버지가 수림이 부모님의 철들 기회를 뺏었을지도 모른다'는 순례 씨의 이야기였다.

 

요즘 세대의 많은 부모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나 싶다. 

회사에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맡게 되어, 부모가 회사 인사팀으로 전화해 "우리 아이는 이러이러한 업무를 맡기 어려우니 다른 일을 시켜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일화가 우스갯소리로 온라인에 떠도는 요즘이니 말이다. 자기 자식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들에게 독립하는 법을 알려주고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또한 부모와 교육자들의 역할인데 그런 부분에서 많은 결핍이 있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 현실이다.

순례주택-결말
순례주택 후기

그런 의미에서 순례씨가 말하는 어른의 정의는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 어른이다.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 솔직하지 않을 용기가 있는 사람 말이다. 


책이 얇고 내용이 많지 않아 가볍고 쉽게 읽기 좋은 책인 동시에, 매우 도덕적인 책이라서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매력이 있다. 그렇기에 청소년 추천도서로 꼽히는 게 아닐까 싶은데 읽으면 읽을수록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보다는 중,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함께 책을 읽은 후에 아이는 이 책의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묻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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