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하는 시간, 우리는 <왜 일하는가>
아직 후기는 쓰지 못했지만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비슷한 계열이라고 추천받아 읽게 된 <왜 일하는가>.
사실 <세이노의 가르침>도 그렇게 긍정적으로(?) 읽은 건 아니었지만 그 책에 대한 감상이 남아있을 때 비슷한 계열의 책을 읽고 비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왜 일하는가 줄거리
<왜 일하는가>의 저자는 일본 전자부품 제조업체 '교세라'의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이다.
이 책은 그가 졸업 후 부도 직전의 회사에 간신히 취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며 세계 100대 기업 중 하나인 회사의 CEO로 성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고시마대 공학부를 졸업한 뒤 교토 소재 쇼후공업이라는 작은 회사에 취업한다.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는 포기하는 대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해 보기로 마음먹고 말 그대로의 '일'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일에 대한 순수한 집념으로 가시적인 업적을 맛보기 시작한 그는 4년 뒤 27살의 나이에 회사를 창업하기에 이른다. 자신이 일을 대하는 방식을 직원들에게도 전파하고 그렇게 '교세라'는 연 매출 16조 원, 종업원 7만 명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 과정 안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일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크게 요약하자면 성실함과 완벽주의랄까. 내가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 것, 완벽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 끊임없는 자신에 대한 확신 등을 여러 사례들로 설명하고 있다.
왜 일하는가 독후감
책 띠를 보면 "삼성이 10년간 신입사원들에게 추천한 단 한 권의 책!"이라는 홍보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앞서 설명한 줄거리만 읽어봐도 왜 삼성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지가 너무 이해 될 것이다. 정말 기업이 원하는 직원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100%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다고 해야 할까?
책을 읽는 내내 꼿꼿하고 단단한, 여전히 심장이 뜨거운 성공한 사업가의 연설을 큰 강당에서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가 얼마나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는지 놀라우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정말 많은 의구심도 들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지금의 현실보다는 훨씬 더 많은 기회들이 있었던 경제 성장기에 성공한 이들의 성공담이 과연 현재에도 적용 가능한 케이스인 것일까 하는 의문. 게다가 제조업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과 비례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업종. 최근에는 성공하기 힘든, 한때는 가장 성장했던 업종. 그 업종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했던 방식들과 다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하는 방식이 같을 수 있을까? 누군가는 삐딱한 마음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2024년을 살아가고 있는 내게는 어쩔 수 없이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는' 얘기였다. 10년 전, 사회 초년생 때 대기업에서 일하던 나라면 이 책이 좀 더 와닿았을까?
아니면 이제는 직원으로서의 마음가짐보다는 간부로서의 마음가짐이 더 와닿는 나이가 되어버려서인가. 분명 CEO가 쓴 책이지만 사회 초년생 사원급이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로 쓰인 느낌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그 사례라는 게 반복되는 느낌이 강하다.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회사에서 어렵게 시작했는지, 어떤 노력들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그냥 A의 방식으로 때로는 B의 방식으로 쓰여있을 뿐인 느낌..
너무 부정적인 후기를 쏟아낸 것 같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터에서 '그냥' 일하기보다는 '왜 일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질문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일하는 이유'와 '일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결론은 내가 왜 일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 일을 사랑하고, 노력을 지속하고, 열심히 창조적으로 살라는 것.
세이노의 가르침 vs 왜 일하는가 비교
<왜 일하는가>는 전반적으로 일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세이노의 가르침>은 정말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마인드로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가볍게 읽어보고 싶다면 <왜 일하는가>를, 당장 내가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감을 전혀 잡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세이노의 가르침>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둘 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과장급 이상의 직장인보다는 사회 초년생에게 더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두 책 모두 현존하는 많은 자기 계발서가 그러하듯 공감이 되는 이야기도 공감이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 내가 받아들일 부분만 발췌하여 받아들이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24년의 나는 이 책을 읽고 '왜 일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감상일 뿐,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그 답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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