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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도서 리뷰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철학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상세 후기, 에릭 와이너

by 베이지뷰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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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늘 베스트셀러에 있어 궁금하다고 생각했지만 '철학'이라는 단어 때문에 섣불리 도전하지 못했던 그 책. 

어느새 1년이 넘게 유지되고 있는 독서토론에서 이제 한 번쯤은 철학을 다뤄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 이 달의 독서토론 책으로 선정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한 장 한 장 읽을수록 재밌기도, 어렵기도, 공감하기도, 지치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인상 깊었던 책이기에 개인적인 기록 목적으로라도 꼭 후기를 남기고 싶어 오랜만에 도서 리뷰를 써 본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소개

소크라테스-익스프레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우선 저자인 에릭 와이너는 여행가이자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여행작가인 그의 직업에 걸맞게 이 책은 그의 기차여행을 따라가고 있는데, 수많은 철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떠나는 그의 여행에 우리도 함께 몸을 싣고 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철학가들의 사상과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첫 장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제목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고 각 챕터의 주제에 어울리는 철학가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각 이야기의 제목이 핵심 내용 요약 한 줄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목차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부 새벽

1. 마르쿠스 아우레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2.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3. 루소처럼 걷는 법

4. 소로처럼 보는 법

5.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2부 정오

6.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7.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8. 간디처럼 싸우는 법

9.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10.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3부 황혼

11.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12.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13.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14. 몽테뉴처럼 죽는 법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리뷰

소크라테스-익스프레스-후기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후기

인상깊은 구절마다 표시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엄청나게 많은 페이지수를 표시해버린 책. 

시작부터 간단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따듯하고 포근한 침대를 벗어나 일어나느냐 마느냐의 고민에 관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이게 참 흥미롭다. 시작부터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가는 지레 겁먹고 도망갈 독자를 위해 저자가 다소 가벼운(철학적이지 않은) 질문으로 책의 시작을 열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마르쿠스의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은 "타고난 비관주의를 억누르려고 부단히 노력한 것"이었다고 한다. 모든 것은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는 얘기. 저자는 마르쿠스의 철학이 그가 상담가 역할이자 환자 역할을 하는 심리 상담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 대목이 공감 갔다. 아주 쉽게 예를 들면, 책의 시작에서 말했던 <침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홀로 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이유를 실행하려 하는데 왜 불평을 하는가?"

"아니면 이렇게 이불 안에서 따듯하게 몸을 웅크리는 게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인가?"

"하지만 이 안에 있는 게 좋은데.."

"그럼 너는 '좋은 기분'을 느끼려고 태어난 것인가? 여러 가지 일들을 실행하고 경험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아니, 대체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문제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나 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것인가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어떤 문제건 간에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과정, 그 과정 자체가 철학이다라는 얘기인 것 같다. 


소크라테스 부분은 너무 유명한 철학가이기에 더 꼼꼼히 읽으려 노력했던 파트였다. 

저자는 소크라테스가 질문을 발명하지는 않았지만 질문하는 '방식'을 바꾸었고 그로 인해 질문이 끌어내는 '대답'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가 보기에 아테네 인들은 모든 것을 개선하려 노력했지만, 그 모든 것에 자기 자신은 포함되지 않았기에 바로 그 점을 바꾸도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평생의 사명으로 삼았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성찰하려면 거리를 둬야 하는데 거리를 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답이 아닌 '질문'을 보는 것이다. 모든 철학은 궁금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좋은 질문은 문제의 해답을 찾게 할 뿐만 아니라 해답을 찾는 행위 그 자체를 재평가하게 만들고, 좋은 질문은 똑똑한 대답을 끌어내기도 하지만 침묵을 끌어내기도 한다.

좋은 질문이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대답보단 질문이 그 사람의 생각을 더 나타낸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대답은 수동적인 형태이지만 질문은 능동적인 형태이기에 질문 자체에 그의 가치관과 사상이 내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소크라테스 하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자동으로 떠오를 만큼 너무나 유명함에도 그 문장 의미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저 문장이 소크라테스의 가치관을 얼마나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인지 깊이 깨닫게 되었다.


루소는 철학자, 소설가, 작곡가, 작가, 식물학자이자 산책자였다. 그는 자주 혼자 걸었다고 한다. 저자는 걷기가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걸을 때 우리가 무언가를 하는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눈앞의 지형에 집중하며 걷고 주변 풍경을 인식하며 머릿속이 바쁘게 움직인다. 실제로 많은 철학자들이 걷기를 즐겼다고 한다.

 

몇 해 전 나 홀로 떠난 제주 여행에서 강제 뚜벅이 여행을 즐겼었다. 제주도에서 버스를 타면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안가를 따라 1~2시간씩 걸어서 이동했는데, 책을 읽으며 이날의 기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목적지를 향해 단순히 걷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하며 쉬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중 하나이다.

 

걷기가 일종의 수련이 된다는 건 수많은 순례자들을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지. 언제라도 마음이 복잡할 때면 또 한 번 걷기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로는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을 굳게 믿었다.

보는 것은 주관적이다. 소로는 "관찰이 흥미로워지려면, 즉 중요한 의미를 가지려면, 반드시 주관적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나는 해가 지는 시간대의 하늘을 좋아한다. 노을이 질 때의 노랗고 빨간 하늘을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과연 노을은 아름다운가? 내가 노을을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나의 의견일 뿐인 것이다. 이처럼 제대로 보는 것은 주관적인 행위인 것이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다. 

당신이 보는 것이 곧 당신 자신이다

소로 파트에서 우리는 시각적 깨달음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 수 있다. 무엇이든 제대로 보려면 적정한 거리와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내가 어떻게 '보고자'하는 것은 오롯이 나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익스프레스-리뷰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리뷰

이렇게 1부 위주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소개해봤는데 상당히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고 오랜 세월 동안 전해진 진리들이기도 해서인지 읽을거리도, 생각할 거리도 가득한 책이라 1번만 읽기에는 아쉽다.

꼭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자 가능하다면 1년에 1번씩 다시금 곱씹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책의 뒷면에 쓰여 있는 문구처럼 14명의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이 천천히 기차의 속도로 다가오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철학은 멀리에 있지 않다. 우리네 인생 하나, 하나가 전부 철학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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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어크로스, 에릭 와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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