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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추리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by 베이지뷰 202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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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을 온전히 읽은 기억은 잘 나질 않는다. 어렸을 때 분명 한두 권쯤 봤던 것 같긴 한데, 제목이나 줄거리조차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은 너무나 낯익게 느껴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 이참에 한 번 진지하게 제대로 읽어보자, 고전부터 차근차근 만나보자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선택한 책이 바로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줄거리

애거서 크리스티

 

이 책은 추리소설의 전설이라 불리는 포와로 탐정 시리즈 중 하나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작품이다.

 

일단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다. 국적도 다양하고, 직업이나 계급도 제각각이라 처음엔 누구 하나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하고,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듯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아예 노트를 꺼내서 등장인물과 용의자 명단을 따로 정리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몰입도가 확 달라졌다. (매우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이스탄불에서 프랑스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안에서 한 부유한 미국인이 밤사이 살해당한다. 당시 열차는 폭설로 인해 눈 속에 갇혀 있었고, 외부 침입이 불가능한 상황. 결국 범인은 승객 중 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탐정 에르퀼 포와로가 사건 해결에 나선다. 포와로는 승객들의 알리바이를 하나하나 검토하며 수상한 점들을 추적해가고, 결국 모두가 예상치 못한 놀라운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딱 봐도 고전적인 설정이지만, 바로 그 점이 너무 좋았다. 각자의 알리바이, 서로 엇갈리는 진술, 탐정 포와로의 날카로운 질문과 관찰력이 한 장면, 한 장면 쌓여가면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후기

 

오리엔트 특급살인 후기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건, 이 작품이 단순히 ‘오래된 추리소설’이 아니라는 거였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즐기는 수많은 추리물들이 이 책의 구조와 형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기초가 단단하고 완성도가 높다. 어떻게 보면 참 정석적이고 고전적인 방식인데, 그 안에서 오는 쾌감과 몰입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건 결말이었다. 반전이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반전을 마주했을 때는 단순히 “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 하는 수준의 감상이 아니었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포와로의 태도, 그리고 거기서 던지는 윤리적인 질문들이 머릿속을 오래 떠돌았다. 정의란 무엇인가, 복수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 선과 악은 누가 구분할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여운이 길게 남았다. 그냥 깔끔한 추리물 하나 읽고 끝낸 기분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한 편으론 1934년에 이런 작품을 써낸 애거서 크리스티의 힘이 새삼 느껴졌다.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았고, 오히려 지금의 장르 소설들보다 더 탄탄하게 짜여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역시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이번 책을 읽고 나니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작품들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나일 강의 죽음』 같은 작품들도 워낙 유명하니, 다음 순서로 읽어볼 계획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거나 고전 미스터리를 처음 접해보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정말 좋은 시작점이 될 것 같다. 한 번쯤 ‘정통’이라는 단어가 왜 붙는지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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